도서관에서 주제의 순으로 실제 공간에 자료를 배열하는 활동을 분류라 하고 주제 이외의 표제나 저자명 등의 순으로 가상공간에 자료를 배열하는 활동을 편목이라 합니다. 편목의 결과물로서 목록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목록이란 무엇일까요?
목록은 사전적 의미로 어떤 물품의 이름이나 책 제목 따위를 일정한 순서로 적은 것을 말합니다. 우리에겐 도서목록과 같은 용어가 익숙하지만 노래방목록, 상품 카탈로그, 게시판 목록처럼 그 대상이 반드시 책이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목록은 해당 상품이나 물건의 속성, 형태, 용도, 가격 등을 상세히 표시함으로써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원본을 대신하여 선택을 도와주는 기능을 합니다.
도서관이 입수한 방대한 자료들은 분류표상의 주제의 순으로 서가에 배열합니다. 이 방법은 어떤 주제에 관한 자료를 망라적으로 살펴보는 데에는 편리하지만 표제로 책을 찾거나 한 저자의 저작들을 한꺼번에 찾기는 힘들어요. 이때, 원본을 대신하여 간단하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대용물인 목록이 존재한다면 특정한 자료를 찾기 위해 모든 서가를 뒤져야 하는 수고를 덜어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목록은 도서관의 자료와 이용자를 매개하는 도구가 되며 이용자는 목록을 통해 필요한 자료에 더욱 빨리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강의실에 들어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학생들은 무슨 순서로, 어떤 기준으로 의자에 앉습니까? 대학은 특별히 지정석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앉고 싶은 자리에 앉아서 강의에 임합니다. 그러나 한 반에 학생이 60명이던 시절의 초, 중, 고에서는 시야 확보를 목적으로 대개 신체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키가 작은 학생을 교실 앞쪽부터 키가 큰 학생일수록 뒤쪽에 앉게끔 하였지요.
키 순서로 줄을 세웠지만 학교에서는 간혹 다른 순서로 학생들을 줄 세워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이를테면 서류상의 학생을 빨리 찾기 위해 출석부는 성명순이라는 기준으로 정렬합니다. 학업을 평가하기 위해 성적순이라는 또 다른 기준으로 학생들을 정렬할 때도 있습니다.
학교에서 동일한 학생 집단을 대상으로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순서로 정렬하듯이 도서관 자료도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서로 다른 순서로 배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주제순으로 줄을 세운 자료들을 다시 새로운 순서로 줄 세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만 그 줄을 그대로 둔 채 출석부나 성적표 같은 리스트를 만드는 일은 그나마 어렵지 않습니다.
목록은 자료의 리스트입니다.
무슨 기준으로 정렬했느냐, 이용자의 관점에서는 어떤 요소로 접근할 수 있느냐에 따라 목록은 표제목록, 저자목록, 분류목록, 주제명목록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표제목록은 표제의 자음순으로 배열되어 있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는 표제를 단서로 자료를 빨리 찾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저자목록은 이미 알고 있는 저자를 단서로 특정 자료를 빨리 찾거나 그 저자의 저작을 한꺼번에 찾아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처럼 목록은 특정 자료가 그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시켜 주는 기능을 합니다. 이를 목록에서 가장 중요한 검색기능이라 합니다.
그리고 만약 유사한 자료들이 더불어 검색되었다면 그 자료들 중에서 내가 원하는 자료가 정확히 어떤 자료인지를 나타내어 주어야 하는데 이를 식별기능이라 합니다.
내가 원하는 자료가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면 어느 서가에 배열되어 있는지 그 정확한 위치를 청구기호를 통해 알려 주어야 하며 이것이 소재지 기능입니다.
이와 같이 세 가지 기능을 가리켜 전통적인 목록의 3대 기능이라 합니다.
현재에도 목록이 중요하지만 과거에는 지금보다 목록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지금은 여러분이 도서관에 가면 서가에 배열된 책을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꺼내 읽으면서 자료를 찾을 수 있습니다. 불과 20~3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이용자는 책이 있는 서고에 함부로 출입할 수 없었습니다. 오직 사서들만 서고에 들어갈 수가 있었어요. 이를 폐가제라 하며 국어사전에 있는 용어입니다.
현재의 도서관은 이용자들에게 서고가 개방된다고 해서 개가제라고 합니다. 폐가제 시절에는 이용자가 서고에 들어갈 수가 없으니 그 도서관에 어떤 자료가 소장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 목록뿐이었습니다.
책의 제목으로 자료를 찾기 위한 표제목록, 저자의 이름으로 자료를 찾기 위한 저자목록은 어느 도서관이건 갖추어 놓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목록이었습니다. 극히 일부의 도서관만 주제명목을 만들었습니다. 주제명 목록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제명표라는 도구가 필요한데 우리나라에는 쓸만한 주제명표가 없었기 때문에 주제명목록을 만들 수 없었던 것입니다.
분류목록은 자료의 분류기호 순서대로 자료를 정렬한 목록을 말합니다.
청구기호는 분류기호와 도서기호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기호이니 도서관 자료는 서가에 분류기호의 순서대로 배열됩니다. 따라서 분류목록은 서가에 배열된 원본 자료와 동일한 순서로 대용물을 배열한 목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용자가 서고에 들어갈 수 없었던 폐가제에서 분류목록은 서가에 배열되어 있는 자료의 실상을 이용자에게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수단이었습니다. 같은 주제의 자료를 한 곳으로 모으는 기능을 하는 것이 분류이므로 특정 주제의 자료를 한꺼번에 찾기를 원하는 이용자는 분류목록을 훑어봄으로써 서고에 직접 들어갈 수 없었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분류목록은 두 가지 이상의 주제를 다룬 자료의 경우 물리적으로 한 장소에만 배열될 수밖에 없는데 이때 두 가지 이상에 대한 분류기호를 새로 부여하여 이를 분출한 후 또 다른 목록카드를 만들어 분류목록함에 배열함으로써 그 분류기호로도 해당 자료를 찾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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