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충의 외골격을 뜻하는 산호석은 한 때 질병과 불운을 막는 마법의 물질로 여겨졌습니다. 오늘날의 산호초는 생물학적 다양성과 고유한 아름다움뿐 아니라 관광수익원으로서도 높은 가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1) 신비한 서양 세계의 산물
산호석은 여타 귀금속이나 준보석과 마찬가지로 선사 시대부터 귀중품으로 거래되었습니다. 따라서 호박과 진주처럼 산호도 최초의 국제상업 거래망을 따라 먼 길을 이동했습니다. 산호는 수심이 얕고 따뜻한 바다와 대양에서 볼 수 있으며, 보석용으로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붉은 코랄리움 루브룸은 지중해 부근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나 먼 옛날부터 산호의 주요 시장은 유럽이 아닌 인도였습니다. 고대와 중세에는 수많은 이국풍의 물건이 동양에서 서양으로 수입되었지만, 산호만큼은 그 반대 방향으로 이동했습니다.
인도에서는 산호에 불가사의한 치유 능력이 있다고 한 민간 설화 덕분에 이 광물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인도의 베다 점성술에서는 아홉 가지 행성을 각각 광물과 관련지었는데, 산호는 용기와 힘, 공격성과 생명력을 지닌 붉은 행성 망갈을 상징했습니다. 또한 붉은색은 피를 의미했기에, 인도 사람들은 산호가 피와 순환계에 발생한 질병을 치료한다고 믿었습니다. 산호 장신구는 여러 문화권에서 불행을 막는 부적으로 쓰였으며, 지금도 인도 남부에서는 결혼한 여자들이 부부의 금술을 지키는 부적으로 산호 장신구를 착용합니다.
2) 산호를 둘러싼 경쟁
먼 옛날 그리스의 식민지였던 마살리아는 갈리아와 게르마니아의 켈트족에게 지중해산 산호를 수출했고, 켈트족은 이것으로 청동제 장신구와 무기에 상감 세공을 했습니다. 고대 로마 사람들은 인도인과 마찬가지로 산호에 질병과 위험을 막는 힘이 있다고 믿어 아이들에게 산호 목걸이를 선물했습니다. 그로부터 몇 세기 후에는 지중해산 산호의 교역을 장악하는 것이 그 지역 국가의 흥망성 쇠를 좌우하기에 이르렀고 중세에 베네치아와 피렌체 등이 탈리아 북부의 도시공화국은 북아프리카 연안에서 수많은 산호를 채집했습니다.
16세기에 스페인이 이 지역의 산호를 장악했지만 그 권리는 결국 17세기에 프랑스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영국이 나폴레옹 전쟁(1803-15)으로 잠자코 있는 동안, 프랑스는 이 이득을 20세기 중반까지 굳게 움켜쥐었습니다. 오늘날 지중해산 산호의 가공 작업은 이탈리아가 독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나폴리, 로마, 제노바가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등으로 손쉽게 가짜를 만들 수 있는 다른 유기물 보석처럼, 산호도 모조품으로 인해 그 인기를 점점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